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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9] 연재를 마치며…글로 표현하긴 '너무 빼어났던 절경'

단지 9일간의 짧은 기간동안 한꺼번에 웅장하고 광활한 대지, 신비한 풍경을 너무 많이 보니 어디가 더 좋은지 따질 수 없을 정도다. 모든 장면을 하나하나 설명하기에는 글 솜씨가 안 따른다. 직접 가서 본 사람만이 느끼고 알 수 있다. 여행 기간 중 느낌이라면 들르는 곳마다 무척 깨끗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도 잘하고 예의가 바르다는 점이다. 국립공원은 물론이고 휴식하고 취사할 수 있는 길가의 피크닉 장소에도 쓰레기는 커녕 종이 한장 떨어져 있지 않았다. 연재하면서 비용이 얼마나 들었느냐와 준비물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막상 장거리 여행을 떠나려면 이것저것 준비부터 목적지, 경유지 등 걱정되는 것도 있겠지만 일단 떠나서 건강만 잘 유지하고 차량 상태를 미리 점검하면 다 해결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를 소개한다. ▲ 일정짜기와 비용 = 사전에 인터넷이나 책자를 통해 주 목적지는 확실히 정해야 한다. 하루의 운전시간은 5~6시간이 적당하며 무리하게 잡으면 관광은 커녕 몸만 피곤하다. 지도(AAA 기준)에 점점이 표시된 곳은 작은 길이라도 들러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프리웨이 위주로 다니면 재미없다. 운전 시간을 무리하게 잡지 않아야 주변 명소도 둘러 볼 수 있다. 경비는 가장 중요한 것이 개스비. 예정한 목적지의 마일리지에 평균 개스값을 곱하면 대충 비슷하게 나온다. 숙박비는 캠핑 1박에 평균 15~20달러. 국립공원등 관광지 입장료는 대부분 차 1대당으로 지불한다. 호텔은 2인 기준이고 사람 수대로 추가한다. 외식하지 않으면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식사는 캠핑장이나 도중 피크닉 장소에서 직접 해 먹을 수있다. 모텔에서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어 중간 피크닉 장소에서 먹을 수도 있지만 룸에서는 금물. 또 길가 레스트 에어리어 화장실에서 전기밥솥을 꼽는 일은 망신 당하는 지름길. 호텔 따라 아침을 주는 곳이 있지만 점심 저녁은 외식해야 한다. 고기 야채 과일 종류는 여행 중 지역 마켓이 더 신선하다. 가격도 도시와 큰 차이 없다. ▲ 캠핑장과 호텔 = AAA지도에는 그 지역의 큰 캠핑장만 표시되어 있다. 국립공원 안에는 시설 좋은 캠핑장이 많은데 예약과 선착순이 골고루 있다. 일단 최대한 일찍 들어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전날 있던 사람들은 보통 11시에 나가는데 이름난 지역은 그 전에 가서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늦은 시간에는 자리잡기 힘들다. 자기 전에 음식물은 캠핑장에 있는 철제 캐비넷에 보관해야 한다. 여정을 짤 때 이틀 캠핑 후 하루는 호텔(모텔)로 잡으면 충분한 휴식을 가지며 즐길 수 있다. 호텔은 국립공원 내부나 가까운 곳은 시즌에는 예약 안하면 아무리 시골 동네라도 잡기가 힘들며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KOA캠프 같은 곳은 캐빈이 있어 샤워도 할 수 있다. 호텔을 관광지 동네에서 못 잡으면 더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 장비 = 여름철에는 시중에서 파는 종류 모두 무난하지만 비닐 덮개(플라이)는 꼭 필요하다. 산중의 날씨는 예측 불허. 2장을 준비해서 한장은 바닥에 치고 또 한장은 텐트 위에 치면 습기도 막아 주고 비 올 때도 안전하다. 홈디포에 가면 사이즈 별로 파는데 10달러 미만짜리면 한철 쓰기에 충분하다. 슬리핑 백은 한국 사람들은 이불같이 펴서 깔고 덮기도 하는데 각자 침낭에 들어가서 자크를 채워야 보온이 더 잘된다. 모자를 준비하면 내복 입은 것보다 훨씬 따뜻하다. 셀폰은 필수품. 카메라도 대부분 디지털이라 필름 걱정은 없지만 배터리 충전이 문제. 충전기를 꼭 가지고 가야한다. 도중 호텔 등지에서 틈만 나면 충전 시켜야 한다. 지도뿐 아니라 GPS도 함께 가져가면 길을 잘못 들었을 때나 예상 도착시간 목적지의 호텔 상황 파악등 여러모로 편하다. 지도는 GPS가 알려 주지 못하는 전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GPS가 편리하긴 하지만 지도만 가져가도 큰 문제는 없다. ▲ 주유소 = 대충 50~70마일 정도면 주유소가 있다. 아주 외진 지역을 다니려면 개스 눈금이 반 이하일 때는 눈에 띄는 데서 무조건 채우는게 안전하다. 가끔 엔진오일을 체크해 보고 모자라면 주유소에서 한통 구입해서 보충하면서 운전하면 좋다. 중간 용변도 볼 겸 음료나 아이스 같은 것은 주유소에서 사는게 더 좋다. ▲ 기타 = 가족이 함께 차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면 노래 테잎(CD)은 반드시 필수. 운전자 맘대로 골라 가면 도중 지루해져 가족간에 싸움 나기 십상. 아이들도 각자 좋아하는 노래 테잎을 준비시켜 교대로 틀어 줘야 한다. 비상약은 꼭 챙기고 망원경도 있으면 좋다. 슬리퍼를 준비하면 차안에서나 캠핑장 잠깐 차에서 내릴 때 등산화나 운동화 보다 편하다. 플래시는 반드시 두 세개는 가져 가도록. 손전등보다 헤드 랜턴이 더 편하다. 긴팔 두꺼운 옷과 일회용 라이터나 성냥은 필수 캠핑장의 밤은 아주 춥다. 버너의 개스나 기타 소모성 장비는 지나는 도시에서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하다.

2008-10-23

['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8] 계곡 따라 이어진 천길 절벽 '아찔'

# 캠핑장은 일찍 만원 다시 12번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89번으로 우회전 43마일 내려오면 Mt Camel Junction. 마을엔 상가와 주유소도 있어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있다. 좌회전해서 89번을 따라 좌회전 17마일을 가면 제법 큰 도시인 Kanab이 나온다. Mt Camel Junction에서 우회전 9번 도로를 따라 간다. 오후 4시 19분.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자이언 캐년 동쪽 입구에 도착. 입장료 역시 1주일 쓸 수 있으며 25달러. 동쪽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절벽을 타고 지나가는 터널 길을 지난다. 중간 중간 터널을 뚫어 밖의 경치를 볼 수 있다. 터널을 빠져 나오자 마자 구불구불한 절벽길이 Canyon Junction 까지 이어지는데 시즌에는 여기서부터 북쪽 Zion Lodge 위까지 가는 길은 일반차량 통행 금지. 우선 남쪽 입구 바로 옆에 하나뿐인 공원내 캠핑장으로 직행. 너무 늦게 도착해 자리가 있을까 불안한데 역시 만원이다. 오전 10시 이전에 다 찬단다. 사용료는 16달러 전기를 쓸 수 있는 사이트 18달러 강 쪽은 20달러. 서쪽 Visitor Center를 나가는 초입에도 연중 사용 가능한 캠핑장이 있지만 역시 만원. 사용료는 같다. # 셔틀버스로 공원 일주 그래도 우선 볼 것은 봐야지. 안내소에 차를 주차하고 공원 내부를 둘러 볼 수있는 무료 셔틀버스를 탓다. 이 두 칸이 한대인 버스는 차량 매연으로 인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행하는데 일반차량 금지구역인 북쪽지역까지 다닌다. 중간 중간 포인트마다 마음대로 내리고 탈 수 있고 3월부터 10월까지 10분~15분간격 여름에는 밤 11시까지 운행한다. 공원 중심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 왼쪽으로는 개울 같기도 한 Virgin River가 맑은 물을 흘리고 오른쪽으로 병풍 둘러치듯 높이 7000Ft가 넘는 둥그런 화성암이 하늘을 찌르듯 서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올려다 보면 목이 아플 정도로 높고 가깝다. 큰길주변 곳곳에 Trail 코스가 수십개 된다고 하는데 배낭을 지고 오르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셔틀버스에서는 공원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오고 종점인 Temple of Sinawava까지는 쉬엄쉬엄 30여분 걸린다. 일단 Temple에서 하차. 여기서부터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는 코스. 강을 끼고 비포장 길을 약 1마일 가면 Riverside Walk. 마지막엔 물 속을 걸어 들어가야 한다. 물 흐르는 좁은 협곡 양쪽으로 높이 100m가 넘을 듯한 바위 산들이 즐비하다. 협곡 마지막 쯤에 강물이 한꺼번에 흘러내릴 수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사인판이 있다. 바위 아래 틈새로 덩쿨 식물들이 자라고 맑은 물이 졸졸 나오는 게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바위산만 없다면 한국의 설악산 계곡 비슷하다. 협곡을 흐르는 계류 둘러친 붉으스레한 바위 절벽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데 길가에는 다람쥐가 겁도 없이 길도 비켜 주지 않고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 8박9일에 3001.2마일 캠핑장도 못 구한 터에 잘 곳도 마땅치 않다. 무리하는것 같지만 그냥 집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오후 7시55분 자이언 캐년을 뒤로 하고 9번 도로를 따라 서남진. 안내소를 벗어나니 예쁜 동네가 반긴다.호텔도 많고 음식점도 즐비하다. 그냥 통과. 떠난지 한참 됐는데도 여전히 캐년의 한가운데 같은 절벽들이 따라온다. 입장료 안내고 이곳만 봐도 자이언 캐년을 대충 감 잡을 수 있을것 같다. 주변은 아직도 훤한데 15Fwy 초입에 있는 Hurricane이란 도시에서 버팔로 버거로 저녁식사. 이제는 15번 타고 집에 가는 일만 남았다. 9시간만 참고 운전하자. 주변이 캄캄한데 그래도 Las Vegas까지 가는 15번 Fwy주변은 큰 도시가 많아 어둡지는 않은데 왼쪽 저 멀리서 천둥번개가 번쩍인다. 비가 오는 모양이다. 4시간쯤 운전하니 라스베가스 훤한 불빛이 아른아른. 라스베가스를 지나 15Fwy를 달리면서 생각하니 지나 온 9일이 꿈만 같다. 집에 도착하니 일요일 새벽 2시 20분 운행 마일은 정확히 3001.2마일.

2008-10-16

['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7] 끝없는 진홍빛 첨탑들···'신비하네'

# 한칸짜리 학교와 인디언 유적 24번 도로를 계속 타고 내려 오면 Capitol Reef National Park를 관통한다. 첩첩산중 길 중간에 하늘 높이 깍아 지른 듯한 절벽 바위가 포인트. 이 바위 아래턱에는 오래전 인디언들이 여러 가지 형상의 그림들을 그려 놓은 것이 선명하게 보인다. 여기서 왼쪽 길로 들어가면 100년은 족히 넘었을 대장간과 가게가 보이고 조금 더 들어가면 나무 숲 가운데 넓은 잔디밭에 아담한 캠핑장이 있다. 선착순으로 자리를 잡는데 15달러. 포인트 못미쳐 몰몬교도들이 1896년 지은 Fruita School House가 있다. 가까운 마을 이라야 10마일도 더 떨어져 있는 오지의 학교다. 한칸짜리 교실에 교탁과 책상 무쇠 난로가 마치 TV영화 초원의 집에 나오는 장면 그대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사를 짖고 겨울에만 개강했었다고 한다. 학생도 많을 때가 18명. 지금은 관광객의 발길마저 뜸하다. 24번 선상 Torrey란 동네 초입에서 12번 도로로 우회전 Dixie National Forest로 들어 섰다. 30마일쯤 가니 길가에 캠핑장 간판. 넓찍하고 깨끗한게 마음에 든다. 하루 사용료 10달러. 화장실은 푸세식이지만 아주 깨끗하다. 이 길 주변에는 캠핑장이 여러곳 있어 장소 잡는데 애먹이지 않는다. # 절벽 위의 커피숍 아침 일찍 캠프장을 떠나 12번 도로를 따라 브라이스 캐년으로 직행. 주변으로 깍아지른 듯한 여러 모양의 바위들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도로 양 옆으로는 아찔할 정도의 벼랑 끝이다. 운전조심. Escalante란 조그만 동네에서 11마일 해발 7000Ft쯤 되는 지점에 허름한 산장이 보인다. 판자를 잇댄 간판에는 Koffee House라고 써 놓았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탓인지 시장기가 돈다. 에이 밑져야 본전인데 한번 들러 보자. 이른 아침인데도 손님이 제법 많다. 입구는 통나무 기둥에 싸릿가지 같은 것으로 덮어 초라한데 안으로 들어가니 내부는 넓고 깨끗하다. 전면을 유리창으로 설치 밖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 오고 높은 곳에 있는 탓인지 절벽 밑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 온다. 분위기 끝내준다. 커피도 여러 종류에 식사까지 제공. 샌드위치 오무라이스도 있는데 가격은 10달러 내외. 한번 들러 쉬어가는 재미도 쏠쏠. # 기묘한 형상의 흙바위들 Escalante에서 12번 도로따라 33마일을 달리니 브라이스 캐년 표지판이 보인다. 63번 도로로 우회전 4마일쯤 가니 Visitor Center. 입장료를 25달러나 내란다. 공원입구 주변은 상가 호텔들로 번화한 도시같다. 일단 공원 깊숙한 속에서부터 훑어 내려 오기로 했다. 12마일 들어가 있는 Rainbow Point에 들르니 발아래로 아득한 계곡 서로 키재기하듯 기묘한 형상의 흙바위들이 여기저기 우뚝 솟아 위용을 뽐낸다. 공원 입구 쪽으로 내려오며 들른 Black Birch Ponderosa Agua Canyon등 포인트들은 서로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동안 너무 멋있는 경치들만 봐와서 그런지 별 감흥이 안온다. 그래도 이왕 온 김에 포인트는 모두 들러 보기로 했다. 대충 1마일 반마일 마다 포인트가 12곳이나 있는데 혹시나 가 역시나 다. 서너 곳 보고 나니 대충들 엇비슷한 게 약간은 실망감이 든다. # 역시 이름 값 하는구나 브라이스 포인트. 해발 7000Ft가 넘는 전망대 사방으로 캐년이 한눈에 들어 온다. 우뚝우뚝 깊게 패이고 쌓아 놓은 돌 위에 또 쌓인 돌. 형태도 가지각색이지만 신비할 정도로 장엄한 장면에 숨이 막힌다. 실력있는 조각가가 어느 것은 섬세하게 어느 것은 대충대충 깎아 세운 듯한 진홍빛 첨탑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빼곡하다. 첨탑 사이 사이에는 초록빛 아름드리 나무와 새로 자라는 나무들이 어우러져 캐년의 경치와 기묘한 대조를 이룬다. Under the Rim Trail을 따라 내려 갈수록 수천만년 세월의 숨결이 손에 잡힐 듯하다. 더 내려가면 첨탑 사이사이 계곡 밑으로 캐년을 한바퀴 돌며 캠핑장도 10여곳 있지만 차량은 출입 금지. 직접 봐야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Sunset Sunrise Point 모두 볼만한 곳으로 브라이스 캐년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명소다.

2008-10-09

['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6] 아취스 팍 '조물주가 빚었나' 절경에 감탄 절로

모두 2020마일을 달려 오후 3시35분 아취스팍 도착. 입장료는 25달러, 역시 1주일용. 안내소에 캠핑장을 문의하니 아침 10시면 모두 동난단다. 할 수없이 2마일쯤 떨어진 Moab으로 철수. Moab 못미쳐 길가에 사설 캠핑장 겸 캐빈이 있어 혹시나 들르니 4명이 잘 수 있는 캐빈 하나에 48달러. 공동이지만 샤워장도 있고 무척 깨끗하다. 아취스 국립공원도 옐로우스톤과 같이 이번 여행의 주 목적지다. 일찍 도착한 때문에 구내 지도를 절반으로 접어 오후는 아랫쪽, 윗쪽은 다음날 오전과 오후, 이틀간 보기로 했다. # 하나님과 세월의 합작품 매표소를 지나 Park Avenue에 이르니 기묘하게 생긴 거대한 바위들 사이로 저 멀리 계곡이 보인다. 마치 칼로 중간을 잘라 옮겨 놓은 듯한 거대한 석상과 암벽의 위용. 비 바람에 견디며 수백만년 세월을 지켜 온 흙 바위들. 사방이 온통 누렇다. 평지에 홀로 우뚝 솟아 이 바위와 저 바위를 이어 놓고 가슴 한가운데에 큰 구멍을 뚫고는 또 다른 세상을 보여 주는 형형색색의 진흙빛 바위들. 세상에 어느 예술가가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하나님과 세월이 합작해 만든 조각품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30분쯤 걸어 들어간 North South Window. 멀리서 볼 땐 바위틈에 뚫어 놓은 조그만 창 같았는데 막상 가서 만나니 사람의 키 10배도 넘는다. 해질녘의 봉우리들은 저마다 긴 그림자를 드리운 채 신비의 빛을 반사하고 있다. 해발 4829Ft에 홀로 고고하게 서있는 Delicate Arch 바위 틈새를 비집고 찾아 들어간 Salt Valley Overlook. 모두가 반마일쯤은 걸어 들어가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진경들이다. 공원 제일 북쪽에 있는 Devils Garden 역시 빼 놓으면 섭섭할 포인트. 이곳도 걸어 들어가야 볼 것이 많다. 근처에 캠핑장이 있는데 시설이나 분위기 만점. 이곳 피크닉 에리어는 코스를 돌다 잠깐 쉬며 샌드위치나 간식을 먹기에 좋다. 바베큐 시설도 있다. # 아찔한 절벽 Dead Horse Point 아취스팍을 나와 191번 10마일쯤 북쪽으로 향하면 왼편으로 313번 도로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다시 12~13마일 가면 서부 개척시대에 카우보이들이 말을 몰고 들어 갔다가 계곡의 좁은 통로에 갇혀 죽으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Dead Horse Point. 입장료 차 1대 10달러. 5680ft 절벽 위에서 내려다 보는 계곡은 아찔하고 그 거대한 위용에 기가 죽는다. 3억년 전에는 바다였다는데 300만년 전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형성되었다고 한다. 바닥 밑 아득한 곳 절벽과 절벽 사이로 강이 흐르고 뛰어 내리면 한 30분은 지나야 땅에 닿을것 같다. 갑자기 서부영화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이곳은 Canyonland의 외곽인데 실제 안까지 가려면 4륜 구동차만 가능하다. 그냥 포인트에서 사방으로 돌며 내려다 보는 경치도 장관이다. 안보면 정말 손해. # 으시시한 풍경 100마일로 내빼다 다시 191번 타고 북상 70Fwy를 만나 서쪽으로 149번 Exit에서 예정에 없던 24번 도로를 타고 남진. Hankville이란 조그만 마을을 통과하는 44마일 구간을 혼자 외롭게 달린다. 속도계는 시속 100마일을 넘나든다. 경찰차는 고사하고 오가는 차도 하나 없다. 주변은 여전히 평범한 시골길. 핸들을 돌릴 필요도 없는 직선. Hankville을 지나 우회전. 기분이 이상하다. 주변 산이나 경치가 갑자기 시커멓다. 곳곳에 시커먼 흙이 구릉과 계곡을 이루는게 마치 SF영화의 외계에 온것같다. 어떻게 보면 탄광지대 같은데 아니다. 모든 지형 지물이 먹빛 어디선가 괴물이 튀어 나올것 같이 으시시한 기분이 든다. 걸음아~ 아니 자동차야 날 살려라. 시커먼 흙 덩어리로 아취스와 브라이스 캐년을 합쳐 놓은것 같다. 듬성듬성 농장과 주택이 보인다. 70Fwy에서 24번도로를 따라 71마일을 달려 오니 Capitol Reef National Park에 들어 선다. 계곡과 숲이 어우러진 정말 산뜻한 분위기의 국립공원이다. 늦은 시간 때문인지 매표소도 문 닫았다.

2008-10-02

['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5] 콜로라도 강변길 '이런 절경이···'

오늘의 목적지는 유타주 Vernal. 아침 9시15분 옐로우스톤을 관통하는 도로인 191(89)번을 타고 계속 남하. 89번과 갈라지는 Hobak Junction에서 191번 오른쪽으로 틀었다. 산 길을 조금 벗어나니 황량한 벌판이 기다린다. 왼편 저 멀리 숲도 울창하고 산세도 드높은 Bridger National Forest가 보이지만 이 길은 30~40마일 가야 조그만 동네 하나 만날 수 있는 시골 사막길. 아득한 지평선에 미국 땅의 넓음을 실감난다. 주유소는 동네마다 있어 화장실을 빌리거나 음료와 과일, 과자등도 살 수 있다. Rock Spring에서 80Fwy를 잠깐 타고 다시 191번 도로로 계속 주행. George 호수를 끼고 8428Ft 고지를 꼬불꼬불 숨차게 오른다. 소 목장이 계속되고 길 잃은 소가 길가에서 어슬렁 댄다. # 호텔방 찾습니다 오후 4시12분 와이오밍과 유타주 경계를 통과해서 그대로 직진. 유타에 들어서니 풍경이 확 달라진다. 경치 좋은 Unita Forest를 끼고 Vernal로 들어서니 초입은 완전 시골인데 도심은 제법 있을 건 다있다. 이틀을 텐트에서 살았으니 오늘은 호텔. 우선 숙소부터 정하려고 모텔을 찾으니 만원이란다. 인근 호텔 모텔을 무려 6군데나 뒤져도 모두 빈방 없음. 간신히 찾은 호텔. 더블베드 룸 하나가 있긴 있는데 무려 240달러+Tax. 한사람은 바닥에서 자야 한다나. 이따 다시 올께. 도로변에 KOA캠프가 보인다. 방 두개짜리 캐빈 하나 비어 있는데 65달러. 샤워장은? 공동으로 쓰는 곳. 알았어 이따 올께. 결국 인도인이 하는 모텔을 찾았다. 침대 2개짜리 방하나 135달러. 숙소를 정하니 저녁 7시. 모두 1780마일. 식사하러 나갔는데 웬걸 음식점 모두 영업 끝. 문 닫았다. 역시 몰몬교도들이 많다는 유타주 답게 해 떨어지면 영업 안하는 곳이 많다. # 공룡 유적지에 실망하고 아침 8시35분. Vernal에서 12마일 떨어진 Dinosaur National Monument로 향했다. 10여 종류의 공룡 뼈 화석을 무려 350톤이나 채취했고 지금도 화석을 볼 수 있다는 곳. 입장료는 차 한대에 10달러. 지각 변동이 심해 2년전부터 일부만 조금 남기고 공원 전체는 안식년에 들어 갔다고. 아~ 실망. 그래도 왔으니 보고가야지. 셔틀버스로 반마일쯤 가니 관광 책자에도 나와 있는 현대식 건물의 채굴 현장. 그런데 이곳도 출입금지다. 산길에 화석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3곳. 바위 벽에 붙어 화석인지 돌인지 구별 안가는 화석만 봤다. 다시 Green River을 따라 도는 길로 들어서니 사막 가운데 강이 흐르고 주변에 숲과 캠프장도 보인다. 돌아 나오는 길에 웬 포인트 하나. 옛날에 살던 인디언 유적이다. 움푹 들어간 아늑한 암벽 밑에는 사람과 동물 형상의 벽화가 있고 곡식을 빻고 갈던 맷돌 비슷한 것이 있다. 그나마 볼게 있어서 다행. # 숨막히는 절경 콜로라도 강 Dinosaur Monument는 1시간여 만에 싱겁게 구경 끝. Arches National Park로 핸들 고정. 40번 도로를 따라 나가니 콜로라도주 경계를 넘는다. 다시 64번 139번도로로 주행하다 70Fwy를 탄다. 원래대로 하면 70Fwy에서 191번을 타야 하지만 샛길 128번 도로로 빠졌다. 아침인데도 오가는 차는 하나도 안보이고 도로는 끝 모르게 이어져 있다. 조금 지나니 콜로라도 강을 끼고 달린다. 강물은 누런 흙빛인데 양 옆의 산세가 완전 서부영화 배경. 우뚝우뚝 쭈볏쭈볏. 아득한 벼랑 밑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래프팅하는 보트와 사람이 개미같이 조그맣게 보인다. 평지에 우뚝 솟은 봉우리 어디선가 인디언이 말을 타고 날 쳐다 보는것 같다. 아취스 공원 뒷길로 도는 이 길은 한번 달려 볼만한 길이다. 숲과 주변 경치 만점인 봉우리가 길과 강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데 곳곳이 캠핑장과 래프팅장이다. 중간에 최근에 통나무로 지은 캐빈 겸 호텔이 있다. 포도농장과 와이너리까지 있고 관광용 인디언 천막과 와인도 직접 판다. 128번 도로는 여행중 지금까지 달린 길 중 가장 잊지 못할 최고 길이다.

2008-09-25

['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4] 끝없는 버팔로 떼에 '도로는 주차장'

# 버팔로야 빨리 비켜라 이번엔 8자도로 오른쪽으로 돌아 방향을 잡았다. 우선 차 개스를 보충하고. 그런데 요금이 24.34달러 분명 10갤런쯤 넣었는데 무지 싸다. 계산하는데 48.68달러란다. 주유기가 무지 오래된 것이라 계산기가 표시를 못한다나. 그래서 절반만 표시하고 곱하기 두배. Tower Fall. 그저그런 폭포를 구경하느라 시간 좀 죽이고 해발 8559Ft Dunraven Pass를 신나게 오르는데 도로 바로 옆에서 버팔로 떼가 풀을 뜯는다. 차를 세우고 쉴새없이 찰칵 찰칵. 한 마리가 내 차 앞을 가로 막고 지나간다. 또 오네 - 와~ 이런 기회가. 그런데 자꾸 오잖아. 아이쿠 흉칙한 인상에 시커먼 털 북숭이 무시무시한 뿔들이 내 차 1m 앞에서 줄지어 어슬렁 어슬렁. 에고~ 저 놈이 뒷발질 하거나 뿔로 받으면 내 차는 적어도 중상 심하면 사망이다. 조마조마한데 풍기는 냄새까지 꾸리꾸리. 그만 좀 오고 제발 사고치지 말고 지나 가거라. 내 뒤로 200대는 밀렸단다. 왕복 차선이 다 막힌 채 30분쯤 지나니 경찰차가 와서 버팔로 신경 건드리지 말라고 통제하기 시작한다. 결국 1시간을 넘게 기다리며 평생 봐도 다 못 볼 버팔로 관상을 코앞에서 실컷 봤다. # 곳곳에 간헐천과 온천 웅덩이 어제 8자 도로의 북쪽을 누볐으니 오늘은 남쪽을 돌기로 했다. Old Faithful을 삥 둘러 싸고 뜨거운 물이 끊임없이 솟구치는 간헐천과 웅덩이들이 곳곳에 있다. 마치 하나님의 천지창조 장면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 땅속 어디서 이렇게 뜨거운 물을 만들어 내는지 어떤 곳은 졸졸 어떤 곳은 쉭~ 소리 어디서는 부글부글~. 여기저기서 끓는 물이 솟구치며 수증기가 주변을 감싸고 넘친 물들이 형형색색으로 흐른다. 자연이 빚어 낸 예술과 신비함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말과 글로 다 설명하지 못할 분위기다. 관광 안내소에서 준 지도에 굵은 활자로 표시한 포인트가 역시 볼거리 최고. Upper Midway Lower Geyser Basin의 간헐천과 웅덩이들은 규모도 크지만 서로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이런곳이 300여개나 있다고 한다. 코스마다 뜨거운 물이 용암 흐르듯. 수증기까지 뽀얗게 내 뿜는데 계란을 넣으면 금방 삶아질 것 같다. 웅덩이에 고인 물 색깔도 완전 에메랄드 빛 눈부시게 파랗다. 대부분 차에서 내려 걸어가야 하지만 그리 멀지 않고 돌아 보는데도 큰 시간이 걸리지 않아 꼭 들러 보기를 권한다. # 폭포의 웅장함에 현기증 Artist Paintpots 근처의 레스트 에어리어(Rest Area)에서 준비한 스테이크와 샐러드로 거창한 점심식사. 바로 옆으로 아주 맑은 계곡이 흘러 잠시 발 담그고 꿀맛 같은 휴식. 8자형 도로 중앙 12마일 구간은 차창 밖 경치 외엔 별 볼것이 없어 그대로 통과. Canyon Village에 도착하니 숲속의 도시다. 호텔 상가 기념품점이 즐비하다. 근처에 있는 캠핑장은 울창한 숲속에 형형색색 텐트와 RV들로 가득. 미리 예약하면 자리 차지하는데 지장없다. 2~3마일 내려 오니 Upper Fall과 Lower Fall. 어제 Tower Fall에서 실망 했기에 들를까 말까 고민. 에이 들러 본다고 손해 볼것 있나. 근데 입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Yellowstone River를 따라 흐르는 물줄기가 2개의 폭포를 이루고 있는데 그중 Lower Fall은 물 떨어지는 높이나 수량 길이에서 단연 압권. 도로변 전망대를 돌아 강 건너에 있는 Artist Point로 가면 폭포와 강이 한눈에 들어 온다. 아득한 계곡 아래로 흐르는 강물이 현기증을 일으키게 한다. # 진흙 땅에서 온천수가 10마일쯤 내려오면 Mud Volcano. 이름 그대로 땅에서 화산이 터지듯 물줄기가 쉭~ 소리내며 뿜어져 나온다. 진흙 바닥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의 수증기로 주변이 자욱하다. 해 질 무렵이라 선지 수증기가 안개같이 주변을 덮고 있다. 물이 부글부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은 지나는 길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고 도로 옆까지 풀 뜯으러 나온 버팔로와 사슴 떼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2008-09-18

['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3] 100피트도 넘는 물줄기 '탄성 절로'

# 비 때문에 철수…호텔도 만원 오후 3시15분 드디어 Jackson Hall 도착. 시내를 관통 막바로 그랜드 티톤으로 향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쨍했던 하늘인데 먹구름이 잔뜩. 관광안내소에 도착하니 굵은 비에 번개까지 번쩍. 예정대로라면 Jackson Lake에서 캠핑인데 날씨가 또 속 썩인다. 할수없지 25마일을 되돌아 Jackson시로 철수. 호텔 모텔이 많아 방 잡는 것은 걱정 안했는데 아니올시다이다. 빈방도 별로 없지만 가격이 입 벌어지게 한다. 더블베드 2개있는 룸 하나에 보통 180~240달러. 시내를 돌고 돌아 모텔이 하나 보인다. 할수없지 방값 얼마요? 2인 기준 Tax 포함 89달러 1인 추가 10달러. 무조건 OK. 호텔에 도착하니 총 거리 1023마일. Jackson 시내는 화려하며 관광업소도 많이 있고 관광객들로 엄청 북적인다. 주변엔 상가 마켓 음식점도 즐비하다. 오늘 저녁은 외식이다. 햄버거나 싼 집도 많지만 객지에서는 잘 먹어야 돼. 영양보충도 할 겸 스테이크집을 찾아 나섰다. 토종 시골 분위기에 음식은 꽤 괜찮은 편이고 스프와 샐러드는 부페식. 가격은 3인분에 음료(맥주 2병) 포함 75달러 팁은 별도다. 어느새 비는 멈췄지만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에라~ 캠핑도 못하는데 이왕 오는 비 밤새 쏟아져라. # 빗속에 만난 그랜드티톤 솔트레이크부터 타고 온 89(191)번 도로다. 나뭇가지 사이로 약 올리듯 햇빛이 쨍. 여기는 이상하게 한 도로에 번호가 두 세개씩 있다. 13마일을 지나 Jackson Lake으로 갈라지는 Teton Park Rd로 들어섰다. 호수를 끼고 도는 경치가 기막히고 무엇보다 해발 1만3770Ft인 Grandteton 정상의 눈 쌓인 뾰죽 돌 산이 바로 코 앞이다. 입장료는 옐로우스톤과 합쳐 28달러. 입장권 하나면 1주일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8시15분 Jenny Lake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아침 상을 차렸다. 메뉴는 깡통 스프에 빵 소시지 사과. 피크닉 에어리어는 캠프파이어와 바베큐도 할 수 있지만 해지기 전에 떠나야 한다. 어제 비 때문에 포기했던 Jackson Lake 캠프장. 호수가 막바로 보이는 숲속 분위기와 경치가 날 유혹한다. 텐트와 RV가 무지 많고 빈자리도 눈에 띈다. 인근엔 그로서리 가게 주유소와 호텔도 있다. 지나는 사람에게 어제 밤 비 많이 왔느냐고 물으니 왜 묻느냐고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본다. Jackson Lake 초입에서 비 때문에 철수했다고 대답하니 막 웃으며 한방울도 안 왔단다. 아이고~ 배 아파라. # 옐로우스톤 캠프장에 옐로우스톤 매표소에 도착. 오전 11시30분 총 1137마일을 달려 예약해 둔 Grant Village 캠프장에 무사히 안착.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프린트를 해 둔 쪽지를 주니 하루 19.60달러. 이틀치를 지불하고 사이트 넘버가 적힌 쪽지를 받았다. 캠프장은 무척 깨끗한데 옆 텐트와 다닥다닥 붙어 있는게 흠이다. 일단 텐트부터 치고 입구 나무말뚝에 이름적은 쪽지를 걸었다. 쪽지는 나중 나갈 때 입구의 통에 넣도록 돼있다. 화장실은 전기도 들어오고 수세식인데 인근엔 유료지만 샤워장(6분 2달러) 세탁장도 있다. 나중 둘러보니 공원내에 예약해야 하는 캠프장 말고도 곳곳에 선착순 캠프장도 많은 편. 하지만 자리가 비어있다는 보장은 없는것 같다. # 강산이 변한 맘모스 핫 스프링 16년만에 다시 찾은 옐로우스톤. 먼저 8자형 도로의 왼쪽에 있는 Old Faithful에 도착하니 20~30분 있으면 물이 뿜어져 나올 시간이란다. 구경꾼들도 모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물을 뿜기 시작. 뜨거운 온천 물이 하늘로 치솟고 수증기도 덩달아 하늘에서 춤을 춘다. 마치 큰 고래가 땅 밑에서 숨쉬는 것 같다. 탄성이 나오고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요란하다. 5분즘 지나니 물을 내뿜던 땅은 다시 잠잠 수증기만 폭폭 나온다. 공원 제일 북쪽에 있는 맘모스 핫 스프링. 옐로우스톤을 소개하는 관광책자나 포스터에는 어김없이 들어 있는 Minerva Terrace부터 찾았다. 어~ 이게 아닌데. 잘못 왔나? 물은 모두 말라 있고 허연 석회석이 잔뜩 낀 바위만 황량하다. 조금 전 받았던 안내 지도에도 사진이 제일 크게 실려있던 곳인데 바위 뿐이다. 지각 변동으로 물줄기가 바뀌어 옛 모습을 잃었단다. 아깝다 몇 10만년을 넘게 형성된 테라스였는데. 〈계속>

2008-09-11

['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2] 새파란 호수 '오매~ 물감 들겠네'

# 이리갈까 저리갈까 처음 예정대로라면 15Fwy 호수 중간지점에서 84Fwy - 80Fwy - 189 - 191번 도로를 타고 와이오밍주에 진입 Jackson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이 길이 무지 지루하고 볼 것도 없다는 말이 생각나 Idaho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솔트레잌 호수 북쪽 Brigham에서 동북쪽으로 91(89)를 따라 올라가니 Cache National Forest로 들어 선다. 초입부터 숲도 우거지고 개울이 흐르는 주변 풍경이 사막길을 달려 온 기분을 풀어 준다. # 호숫가의 캠핑장 첫날 밤을 지낼 Bear Lake이 가물가물 보이는 산 정상에 도착하니 해발 9029Ft. 여기서부터 내리막 길을 달려 호수가 훤히 보이 View Point에 도착하니 해발 7810Ft. 우선 캠프장부터 정해야 안심이라 눈을 돌리니 바로 옆에 Sun Rise Camp Ground 입간판이 보인다. 사용료 하루 15달러. 숲도 울창하고 분위기 만점. 무조건 들어가 빈자리부터 찾는데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캠프장을 한바퀴 돌다 보니 그나마 괜찮은 자리가 비어 있다. 우선 차부터 들이 밀고 아이스 박스를 꺼내 탁자 위에 놓으니 임자있다는 표시. 다시 입구로 나와 사용료를 봉투에 넣고 용지 옆은 찢어서 보관하고 포스트 통에 넣어야 한다. 찢은 쪽지에 이름을 써서 캠프 사이트 앞 말뚝에 걸어 놓으니 오후 3시 34분. 무려 849마일에 중간 둘러 보고 쉰 시간 포함해서 18시간 34분을 달려왔다. # 변덕스런 날씨 캠프장에서 이른 저녁을 해 먹고 Bear Lake 구경에 나섰다. 남북으로 20마일 동서로12마일쯤 되는 호수에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물 색깔은 산에서 흘러 내려 맑다 못해 그야말로 파란 물감. 호수를 둘러 싸고 모텔과 캐빈이 즐비하다. 해가 떨어지니 기온도 50도로 급강하. 캠프장 관리인이 파는 장작을 사서(1묶음에 5달러 하루 저녁 충분) 캠프파이어 불을 붙였다. 숲속의 공기는 그야말로 천연 사이다 맛이고 분위기 만점. 18시간을 운전한 탓에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잠을 청하는데 바람소리가 심상치 않다. 새벽 2~3시쯤됐을까 비 오는 소리가 요란하다. 혹시나 해서 텐트 위에 방수(비닐)플라이를 한겹 더 쳤기에 다행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비왔던가 새파란 하늘에 햇빛도 쨍. 높은 산의 날씨는 정말 예측불허다. 그래도 새벽 공기가 쌀쌀한게 50도 이하인게 분명하다. 추워서 장작을 때려고 보니 다 젖어 있다. 뜨거운 스프로 몸을 풀고 View Point 안내소에 들르니 볼만한 곳을 소개하는 안내판에 20마일 쯤 지나면 동굴이 있단다. 안 가볼 수 없지. # 신비한 동굴 탐험 89번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10마일쯤 가니 동굴로 통하는 길. 캠핑장이 도로 옆 냇가를 따라 죽 늘어서 있다. 꽤 꼬불거리는 산길을 따라 오르니 호수랑 동네가 발 아래다. 드디어 Minnetonka 동굴. 1인당 입장료 5달러. 입구가 초라해 과연 5달러 값어치를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20명 이상이 모여야 동굴 입장이 가능하다는데 벌써 여러명이 와 있다. 안내하는 가이드를 따라 동굴입구에 들어서니 얼굴을 스치는 서늘한 공기. 예사롭지 않다. 넓고 좁은 통로와 수많은 계단. 곳곳에 있는 종유석이 장관이다. 물고기 모양의 화석도 돌 사이에 붙어 있다. 설명 듣고 구경하는데 왕복 1시간30분. 어린이들에겐 교육적인 장소고 충분히 다녀 올만한 코스다. 포인트마다 전기불이 있지만 각자 플래시를 준비하면 더 좋다. # 버팔로 저키와 사슴 뿔 아치 동굴 구경을 마치고 호숫가를 낀채 89번 도로로 북상. 호수 중간부터 아이다호 주 경계를 넘어선다. 주변 풍경 또한 여행 떠난 기분 만끽하기엔 나이스. 30번 도로와 갈라지는 지점을 지나니 길가에 웬 한국식 비슷한 포장마차. 비프 저키를 판다고 써 붙였다. 호기심 겸 잠깐 쉴 겸 차를 세우니 시골농부같은 영감님이 반긴다. 맛보라고 주는 비프 저키. 아니 비프가 아니고 버팔로 저키와 엘크 저키란다. 맛도 단맛부터 매운맛까지 골고루. 진공포장 1봉지에 12달러 2개 사면 20달러. 잔돈 꺼내는 주머니에서 돈이 수북히 나온다. 잘 팔리는 모양이다. 15마일을 계속 북상 드디어 와이오밍에 들어선다. 35마일 지나니 Afton이란 동네. 일요일이라서 인지 주유소외에 가게는 모두 문 닫았고 오가는 차량은 고사하고 사람 그림자 보기도 힘들다. 동네 입구에 멋진 아치. 가까이 가 보니 온통 녹용이다. 그냥 봐도 4차선은 됨직한 도로 이편부터 저쪽까지 사슴 뿔로 동네를 소개하는 아치를 세운거다. 도로 오른쪽 왼쪽으로 잘 꾸며진 농장지대를 지난다. 65마일쯤 가니 Alpine이라는 동네를 넘어서니 아래로 아득히 보이는 계곡 밑으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2008-09-04

['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1] 8박9일 3000마일 여정 '자 떠나자'

자~ 떠난다. 7년만에 자동차로 떠나는 가족 동반여행이다. 목적지는 일단 와이오밍주의 옐로우스톤. 솔트레잌 시티를 거치는 편도만 1089마일 거리다. 15년전 초등학교 5학년때 가 봤지만 그때 기억은 벌써 가물가물. 준비는 이미 3개월전에 옐로우스톤 안에 있는 그랜트 빌리지 캠프장 예약으로 시작됐다. 금요일 밤 12시에 출발하기로 했지만 이왕 가는 것 조금이라도 일찍 떠난다고 손해 볼 일 아니지. 더구나 그 뜨거운 열기의 15Fwy 사막길을 지나려면 밤에 운전하는게 훨씬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준비는 기본 장비만도 텐트 2개 취사용구(코펠 개스 버너와 휘발유 버너 각 1개) 작은 개스통만 7개다. 그리고 슬리핑 백 옷가지 식량에 카메라(디지털 2대 캠코더 1대). 얼음과 식수용을 겸해 미리 얼려 놓은 큰 페트병 10통 등등. 이쯤되면 한 열흘 버티는데 손색 없을것 같다. 우선 차에다 차곡차곡 정리해서 싣는데 부피가 만만치 않다. 에라~ 야외용 의자는 빼자. 어라 웬 부르스타에 개스통. 아버지가 비상용으로 넣자고 우긴다. 버너가 2개나 있는데 웬 비상용. 하루에 5끼씩 해 먹는 것도 아닌데. 이것도 빼자. 2갤런들이 개스통? 이건 또 뭔가. 비상용이란다. 가는 길 주유소 마다 들러 채우면 되지 또 빼. 이리저리 뺄것 빼고 차에 싣고 조그만 짐들은 차 안 빈 공간마다 꼭꼭 채우고 보니 앉을 자리는 딱 세개.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안락한 공간이다. # 밤 9시 출발 운전대는 내가 잡기로 했다. 이 좋은 여행길을 연로한(?) 아버지에게 맡길 수는 없지. 일단 15Fwy를 타고 라스 베이거스 1차 목적지. 날씨도 알맞겠다 밤 공기 살랑살랑. 기분 좋은 출발이다. 늦은 밤이라서 인지 프리웨이도 별로 막힘이 없다. 집에서 117마일 거리 바스토우까지 거침없이 달린다. 주유소에 잠깐 들러 개스를 보충하고 다시 출발. 외부 기온은 88도. 이제 본격적 사막길이다.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차들이 제법 많지만 속력 내기에는 지장이 없다. 얼마 달린것 같지 않은데 벌써 Mountain Pass를 지나고 있다. 멀리 스테이트 라인에 있는 카지노 네온이 스멀거리고 밤인데도 온도는 93~94도를 오르내린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 거침없이 달린다. 라스 베이거스에 도착하니 외부온도는 정확히 100도. 밤인데도 찜통이니 햇볕 쨍한 낮에 왔더라면 거의 죽음이다. 차에서 내릴 생각을 하니 겁난다. 그래도 일단 시내에 들러 개스는 보충해야 될것 같다. 베네치아 호텔 주차장에 01시 02분 도착. 일단 일류 호텔에 왔으니 화장실 좀 비우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잠시 휴식. 유명한 베니스의 축소판이지만 밤 늦은 시간이라 곤돌라도 졸고 있다. 엄마는 천장 보기에 정신없고 게임기만 흘낏 거리는 아버지를 못 본체 30분 후 막바로 출발. 이제부터는 차로 가보는 초행길이라 기대 반 걱정 반. 에라~ 밟아라. # 시계를 한시간 앞으로 하고 라스 베이거스를 1시간쯤 지나니 주변은 캄캄하고 프리웨이 오가는 차들의 라이트만 드믄드믄하다. Utah에 들어 선 것 같은데 주변은 보이지 않고 계속 밤길을 달리니 어디쯤 왔는지도 모르겠고 심심해 진다. 슬금슬금 졸음이 오기 시작할 때 저 멀리 주유소 불빛이 보인다. 한적한 시골 같은데 주차장은 제법 크다. 일단 화장실을 들를 겸 도착해서 확인한 시간은 새벽 5시 30분 집에서부터 485마일을 왔다. 일단 차 안에서 눈 좀 붙이기로 했다. 주변엔 나 같은 여행객들과 트럭들이 10여대 정차한 채 한잠 자고 있다. 도중 Rest Area가 있었지만 밤에는 강도들이 설치기도 한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불안해서 들르지 않았는데 24시간 오픈하고 불 밝혀 진 주차장이라 안심. 잠깐 졸았다 싶었는데 해는 벌써 중천. 시계를 보니 6시 30분. 그런데 셀폰의 시계는 7시 30분을 가르키고 있다 이건 또 무슨 조화인가. Pacific Time에서 Mountain Time으로 바뀐거다. 드믄드믄 농가가 보이고 숲도 제법 우거진 길가 풍경이 생소하지만 조금은 무료하다. # 드디어 솔트레이크 도착 오전 11시30분 Salt Lake City 입구에 도착. 초입부터 깨끗한 도시라는 인상을 준다. 팔레스타인의 사해 다음으로 염분이 많다는 소금 호수에 왔으니 꼭 들러 봐야지. 호숫가를 따라 달리는 길도 평탄하고 멀지 않다. 레이크의 View Point에 도착하니 주변 흙들도 염분 때문인지 하얗게 소금기가 서려 있다. 가로 75마일 세로 35마일이라는 호수는 끝이 안보이게 넓지만 주변은 그다지 볼품없다. 바닷가에만 있는 갈매기가 꽥꽥 날고 열개의 섬 중에 가운데 가장 큰 섬이 빤히 보인다. 이 섬도 염분 때문인지 풀 한포기 안보인다. 요트 정박장에는 각가지 요트가 있지만 LA의 마리나 델레이에 비하면 초라하다. 다시 온 길을 돌아 시내로 진입. 몰몬교의 성지라는데 사원을 안보면 섭섭하지. 세개의 사원 중 고딕양식의 첨탑으로 유명한 Assemble Hall을 찾았다. 주변은 도로공사 중이라 입구 찾기에 애먹었지만 사원은 한번 들러 볼만하다. 카메라 앵글에 건물이 다 들어 오지 않아 2블록 떨어진 길가에서 한장. 사원으로 통하는 길가 안내소에 가니 유타주의 주요 관광지 안내 팸프릿을 한아름 무료로 준다. 주정부 청사를 둘러보고 다시 15Fwy로 진입. 한인이 3000여명 살고 한인마켓도 3곳이 있어 여기서 음식 재료를 준비해도 된다지만 그대로 통과.

200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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